<잡Job이야(5)>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에서 학습을 돕는 비형식 교사 (museum educator)

2022. 1. 5. 00:41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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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미술관, 과학관의 직업 이야기를 해보는 다섯 번째 글입니다.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은 문화기관, 전시기관, 행사기관 등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또 불리는 이름 중의 하나가 교육기관입니다. 교육기관은 학교와 같지 않아 평생교육기관으로 보는가 하면, 학교교육의 정규교육과 비교하면서 다르다는 의미로 비형식교육기관(비정규라는 부정적 표현과 구분하려는 의도)으로 불립니다. 대체로 비형식교육기관이라고 많이들 얘기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교육자원을 활용하여 관람객의 학습을 돕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인력들을 '비형식 교사'(museum educator)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 국내에는 박물관교육학과가 사립대학에 하나 있고, 박물관교육학회가 있긴 하지만, 학교교육과 같은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길러내기에는 어려움이 많은데요. 그 이유는 박물관의 이런 교육인력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지 않았고, 박물관 교육이 특별히 차별화 되어 있는 형편도 아닙니다. 그리고 해당분야 교수들의 전공과 이력을 보면, 이들 기관에 대한 실제 경험을 찾아보기 힘들고, 우리가 흔히 아는 사범대학과 교육대학원 또는 교육전공과도 관계가 없이 대학에서 대학(원)생들을 지도한 경험을 원천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정도 경험으로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백퍼센트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인정할만하다고도 여겨집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예비교사를 가르쳐 교사를 양성하거나, 현역 교사들을 재교육하는 것과 같은 사범대학과 교육대학원 또는 교육부문의 일반대학원의 대학 교수님들이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논문을 쓰는데요. 실제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에서 실무 경험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정책연구나 개인 연구과제 수행 정도로 경험하고 연구하는 형편입니다.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의 비형식 교사들은 단순히 방문이나 관람은 안내하는 인력이나 이후에 말씀드릴 전시해설을 하는 도슨트 등과 다른 점은 단순히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의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여 교육학 이론과 실천을 기초로 관람객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돕는다는 점입니다. 또한, 전시관람 프로그램을 교육 프로그램으로 기획하였을 때에는 직접 뛰거나, 도슨트나 전시해설사들을 관리감독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쪽의 대표적인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하는 익스플로러토리움인데요. 처음 시작부터 이곳은 1960년대 후반에 초대 관장인 오펜하이머박사는 저널에서 익스플로러토리움은 교육박물관이라고 소개한 바 있구요.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아시겠지만, 관람객들이 집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과학실험들을 동영상 형태로 제공하고 있구요. 과학관을 실제로 가보면, 전통적인 시각중심의 전시보다는 만져보고, 조작해보면서 생각해보는 다양한 탐구형태의 전시품들이 널려 있습니다. 또한, 교사교육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운영하구요. 관람객들이 전시품을 통해서 체험하면서 나누는 언어 또는 비언어적 대화나 행동을 통해서 학습을 해 나가는 과정을 들여다 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의 교육업무 부서의 담당자들(학예사, 주무관, 사원, 대리, 연구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정규직원들)이 프로그램을 주로 기획하구요. 그때그때 해당분야에 대해 박식하거나 전문가인 분들 또는 현직교사들을 활용하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그러니까 현실에서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의 비형식 교사들은 기관의 단일 프로그램에 대해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주로하며, 초중고 학교의 교사들처럼 전체 교육과정을 세우거나 하는 일들은 기관의 정규직원들이 따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이 실제로 학교교육과정이 마친 분들에게는 매우 의미있는 교육기관이지만, 학교와 같은 의무적으로 참여할 이유(졸업, 시험 등)도 없기 때문에 스스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관심, 흥미, 동기 유발 등)이 매우 중요해서 학교 교사들에 비해 훨씬 더 냉혹한 현실을 견뎌야 합니다. 이 비형식 교사들의 학생들은 프로그램 운영 중에 모두 다 나가더라도 붙들 수 있는 현실적인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의 비형식 교사는 앞으로 발전 기회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이며, 전문성이 높아지면 훨씬 더 의미있는 박물관 교육, 미술관 교육, 과학관 교육을 수혜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학교교육을 받기 어려운 환경에 계신 분들이나 학교교육이 끝난 분들에게 계속해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그러니까 전시를 보고, 유물을 보고 아 이거구나가 하는 것을 넘어서는 학습이 이루어지는 곳. 그 곳의 비형식 교사들을 기대해 봅니다.